제주시자원봉사센터 홍보파트너가 전하는 생생한 자원봉사 현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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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나는 동화줄이 되어 있었다

2025-07-14
조회수 354



아래의 내용은
더불어 사는 삶, 따뜻한 마음을 가진 사람들의 활동을 기록하고 알리는
제주시자원봉사센터 홍보파트너 현창희님께서
개인봉사자 ‘한미라’님을 취재한 인터뷰 기사입니다.😊



나는 동화줄이 되어 있었다



정원과 숲이 연초록빛으로 초여름을 알리는 거리 담장 밑에 작년에 피었던 코스모스 씨앗이 떨어져 있던 것이 겨울을 이기고, 싹을 틔웠는가 보다.
어느 사이에 쑥쑥 자라더니 꽃이 필 시기를 잊었는가? 이른 초여름에 곱게도 옹기종기 모여서 꽃이 피어 있는 한 무더기의 꽃길을 따라서 자원봉사자와 인터뷰할 장소에 도착하였다.

 

주인공의 안내를 받고 들어간 곳은 한미라 자원봉사자의 작업실. 넓은 탁자에 둘이 마주 앉아 차 한 잔을 마시며☕ 매일 만난 친구처럼 스스럼없이 자원봉사에 관한 이야기를 순서 없이 주고받았다.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는 사이에 햇살의 색이 바뀌어 버린 줄도 몰랐다☀️ 
어떤 자원봉사를 하였는지 궁금한 나의 질문에, 한미라씨는 11년 전에 인천에서 제주로 내려와서 제주인으로 살아가는 정착과정을 이야기하기 시작하였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취재라기보다는 수다처럼 즐거운 인터뷰였는데😄, 한미라씨가 제주인으로 살아가는 과정이 바로 자원봉사활동이었다는걸 알아차리게 되었다.

<한미라 봉사자와의 인터뷰 모습>

그녀는 애월의 작은 마을에 집을 짓고 들어오면서부터 “제주중국어그림책 도서관”이라는 10평 작은 도서관을 마련했다.
마을 어린이들과 집 근처 더럭초등학교에서 그림책을 중국어로 읽어주는 활동을 시작해서 2024년까지 무려 8년간 중국어를 쉽고 친근감 있는 언어라고 느낄 수 있게 해 주었다📚 

<애월도서관-‘일요일엔 그림책’ 중국어 그림책 읽어주기 봉사>

이 활동을 시작으로 마을 안의 새마을도서관에서 자원활동가 모임을 만들었다.
이 모임의 활동가들은 함께 마을 축제를 주도적으로 열어 마을 주민들과 인근 어린이들에게 다양한 문화 활동을 접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었다.
자원활동가들은 어깨동무를 하고 아이들과 함께 책 아나바다, 책 읽고 독후감 대회 나가기, 음악줄넘기, 중국어 동화극, 제주어 합창 등🎶 마을 안에 아이들의 발걸음과 웃음소리를 채워 나갔다.
또한 1년 동안 마을 어르신들의 살아오신 이야기가 담긴 그림책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마련했는데, 책이 만들어지는 과정 내내 활동가들과 같이 무수리 역할을 충실히 한 결과 여덟 분의 어르신들이 그림책 작가로 등단할 수 있었고📖 마을 안과 애월도서관과 제주 여러 지역에서 “어르신그림책 전시와 북 콘서트”를 열기도 했다.
그녀는 마을의 모든 문화 활동을 함께 기획하고 진행을 해준 동료들 덕에 규모가 있는 여러 활동들을 즐겁게 할 수 있었다며 동료애를 거듭 강조했다🤝 
 
한미라씨는 모임을 만들어내고 그 모임원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지면서 더 나아가 함께 사회에 도움이 되는 일을 같이하는 것에 가치를 얹는 사람이었다.
애월도서관에서는 <그림책 모임>을 만들어 16명 회원들이 모두 참여하여 도서관 북축제에서 그림책을 읽어주고 책 활동을 하기도 했고, “일요일엔 그림책”이라는 시간을 만들어 회원들의 다양한 재능을 바탕으로 한국어, 영어, 중국어로 그림책을 읽어주는 활동도 했다.

 
<애월도서관-그림책 놀이 부스 운영 봉사>

애월읍 상가리 문화곳간에서는 <즉흥무용동아리>를 만들었다.
즉흥무용동아리는 작년과 올해 애월농수축박람회와 평생교육 동아리경연대회에서 제주 농업인과 해녀의 일상을 표현하는 작품을 선보여 제주인의 일상이 예술로 표현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고, 이는 지역의 특성을 드러내고 널리 알리는 자원봉사활동이 될 수 있었다. 특히 이 동아리는 매년 제주 바다 쓰레기를 정화하는 활동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소중한 땅에 대한 애정을 지켜나가고 있다.

<즉흥무용 동아리 - 연중 해안 정화 활동>

<지역축제 - 제주의 농업인과 해녀의 일상을 담은 표현극>

한미라씨의 활동을 정리하다 보니 한미라씨는 디딤돌, 동화줄 (동아리와 마을을 잇고 문화를 만드는 이음 줄)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주에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가고 자리 잡아 갈 수 있도록 다양한 모임을 만들고 그 안에서 선한 행위를 연결시켜나가는 사람.
혼자 할 수 있는 자원봉사와, 같이 하는 자원봉사를 만들어가며 인연을 이어주고 더 넓고 더 지속적인 활동을 만들어가는 사람.
정해진 자원봉사처를 찾아가는게 아니라 자원봉사활동의 영역을 스스로 만들어나가는 사람들이 제주에 새로운 문화를 자리 잡게 해줄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게 만들었다.🌱 
 
한미라씨는 개인 자원봉사활동으로 독서 활동을 두 가지 하고 있는데, 이 활동들은 사실 타인을 위한 활동이라기보다 본인에게 봉사하는 활동이라고 한다.
마을 어린이들과 4년 전부터 지금까지 매주 목요일 저녁에 함께 책을 읽는 “낭만  Bookclub” 모임은 시작할 때는 어린이였던 아이들이 이제는 중학생 청소년이 되었다.
어린이 시기부터 청소년 시기까지 아이들의 성장에 맞추어서 다양한 형식의 책들을 접하며 독서의 취향을 만들어가게 하는 것이 목적이라는데, 참여하는 이들은 스스로 북클럽회원 활동을 하는 것에 자부심이 대단하다고 한다.💪 
자식 자랑을 하는 걸로 알 정도로 아이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자랑할 때 봉사자는 처음으로 흥분된 목소리를 내었다.
그리고 작년부터 새로 시작한 제주점자도서관의 “책 낭독 녹음 봉사”는 봉사 기회를 3년 전부터 기다렸던지라 매주 왕복 60여 km를 달려가야 하는 불편함 따위를 느끼지 않는다고 한다.🚗 
이 두 활동은 봉사라는 이름으로 그녀 자신에게 다양한 독서를 지속적으로 할 수 있게 하는 개인 교양 활동이라며 크게 미소지었다.
  
<점자도서관-낭독 녹음 봉사>


그러나 한미라씨가 봉사활동을 할 때마다 늘 행복한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마을 일을 할 때, 그녀의 순수한 마음을 몰라주거나 무시를 받아가며 마음 상처를 입었던 적도 많아서 외지인 서러움과 서운함도 있었다고 하는데, 그것도 이제는 저절로 잊히고 있다고 한다.
이제는 도민 할인을 받을 수 있는 당당한 제주도민이어서 그런가 보다.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있느냐는 질문에 “읍면 지역의 마을도 시내 못지않은 문화가 있는 마을이 될 수 있는데 일조하고 싶다. 농어촌 지역의 자녀와 손자 세대가 본가로 언제든 돌아올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소망. 마을에 문화공동체가 많이 생긴다면 뒤에서 크게 드러나지 않는 활동가로 남아서 아름다운 제주 마을의 사람들 그리고 문화 자원들을 지켜내고 싶다”는 말을 남겼다.
더불어 인터뷰를 수락한 이유에 힘을 주어 또박또박 말을 이어갔다.
“자연부락의 다양한 문화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자원봉사자들과 필요 활동을 적절히 연결시켜 줄 수 있는 부서를 신설하였으면 좋겠다. 나아가 제주의 가치를 더욱더 소중하게 여기기에 제주로 이주해온 新제주도민들이 쉽게 겪는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 가기 위해서 지역 봉사처와 봉사자 간의 오해와 마찰을 줄여줄 수 있는 믿음직한 중계 역할을 해주었으면 좋겠다.”
 
📍 기자의 한 마디

자원봉사는 봉사를 주는 자가 행복하다. 그러나 받는 자 또한 행복하여야 한다.
쉬운 일도 있고 어려운 일도 있다.
쉬운 일이든 어려운 일이든 마음과 정성으로 혼신의 힘을 불어 넣어야 하는게 자원봉사가 아닌가 싶다.
어느 것 하나 소홀함이 없어야 어느 쪽도 상처를 받지 않고 행복에 찬 활동이 될 것이다.
혼자 해도 좋고 여럿이 함께하면 더 좋은 자원봉사활동- 재밌게 여럿이서 함께 선한 일을 오래 할 수 있는 활동을 더 많이 더 계속 지속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한미라 자원봉사자님의 말이 귓가에 생생하게 울림을 주며 여운이 길어지는 인터뷰였다.🎤💬







-제주시자원봉사센터 홍보파트너 현창희님이 작성한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