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자원봉사센터 홍보파트너가 전하는 생생한 자원봉사 현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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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2026 자원봉사 현장 실무자 역량 강화 교육 '시민력을 키우는 문제해결형 자원봉사' 참여후기 [함께 만들어갈, 우리]

2026-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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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11일. 제주시자원봉사센터 2층 교육장에서 자원봉사  기관 관련 실무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역량강화 교육이 실시되었다.  제주시자원봉사센터에서는  매년 1회 자원봉사의 효과적인 운영을 위해서 관련 교육을 준비한다.

 이번에는 특별히 NPO스쿨 이재현 대표님을 강사님으로 모시고, 이전보다 더 긴 5시간 동안 교육이 진행될 예정이었다. 대표님은 비영리섹터의 조직, 경영 컨설턴트를 주제로 활동하며 강연과 집필을 병행하고 계신 전문가였다. 조금이라도 더, 단체와 기관들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섭외를 비롯한 교육을 준비한 관계자님의 마음이 느껴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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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 주제는 시민력을 키우는 문제해결형 자원봉사.

 시민력, 문제해결형. 이 단어들이 자원봉사와 쉽게 연결되지 않아 어떤 강연이 준비되어 있을 지, 궁금해졌다. 교육에 참여하게된 실무자분들도, 그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자신이 속한 기관과 비전, 하고 있는 일을 소개하기도 했고, 그러면서 자원봉사자들과 연결되는 일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았다. 의욕이 가득한 수강생들과 더불어, 강연을 맡아주신 이재현 대표님 또한 열정이 가득한 마음이 표정에서 느껴졌다. 가벼운 마음으로 자리에 앉아 있던 나까지도, 그들의 열정에 자세를 다시 고쳐잡게 되었다. 


 그 현장의 기록을 지금 담아보려고 한다. 









자원봉사와 봉사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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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는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고 있는 '자원봉사'라는 말을 살펴보는 데에서 시작했다. 나는 늘, 이 단어를 하나로 보고, 생각했기에 자원이라는 단어를 뺀 봉사가 어색하기 그지 없었다. 도대체 무엇이 다를까. 수강생분들이 서로 열띤 토론을 벌이는 동안, 나도 가만히 생각해보다가 옆 자리에 앉은 선생님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여기서 두 단어의 선명한 차이를 확인했다. 


 봉사(service)는 대상자의 필요가 먼저 있어서 사람을 구하는 일이고, 자원봉사(volunteer)는 내가 먼저 '어디에 기여할까'를 결정하고 움직이는 일이라고 했다. 방향성의 출발점이 다르다는 것. 요즘 실비나 차비를 요구하는 봉사자가 늘고 있다는 현장의 고민도 나왔는데, 대표님은 그걸 나쁘다 좋다로 가르지 않았다. '실비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그걸 저임금 일자리로 여기는 순간 자발성이 사라지는 게 문제'라는 말이 오래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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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어서 몽골 이야기가 나왔다. 몽골에는 자원봉사라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고 한다. 유목 생활을 하다 보니 우연히 마주친 사람을 다시 만날 확률이 낮아 지속적인 관계가 쌓이지 않고, 오랫동안 사회주의 체제였던 탓에 사회의 빈틈을 메우는 개념 자체가 필요 없었다는 것이다. 자원봉사는 결국 이 사회의 빈 곳을 알아채고 스스로 메우러 가는 일이라는 걸, 알게 되었다.









더할까? 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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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원봉사 관리자'라는 말에서 '관리'에 대한 이야기로 넘어갔다. 반복되는 일을 무리 없이 굴러가게 하는 것만으로 충분할까. 강의에서 관리에는 그러한 '운영'뿐 아니라 '전략'이 필요하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전략은, 무엇일까?

 이때까지 나는 전략이라고 하면 무언가를 더 계획하고 더 만들어내는 일을 먼저 떠올렸다. 보통의 사람들도 그러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번 시간에서 그 편견을 깨야했다.  가진 시간과 사람, 예산이 한정되어 있다면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다. 결국, 중요한 것은 무엇을 하지 않을 것인지 결정하는 일이었다. 그것이 우리가 알아야 할 전략이었다.


그렇다면 어떤 것을 남기고, 덜어낼까. 이제 우리에게는 그 기준이 필요했다. 강사님이 한 장의 사진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안마의자였다.









안마의자를 하나 두고


 오전의 두 번째 질문이 던져졌다. 업무 역량을 위해 안마의자를 놓겠다는 직원을 용인해야 하는가? 한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뜨거운 감자가 되었던 사건이라고 했다. 중견기업의 팀장이 뽑은 신입사원. 신입사원의 태도가 점점 불성실해졌고, 면담을 했고, 그 이후에 자신의 업무를 위한 '안마의자'를 들인 것이다. 글이 올라오자마자 팽팽한 댓글 싸움이 벌어졌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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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실에서도 손 들기 여론조사를 했다. 결과는 실제 인터넷 댓글창과 마찬가지로 팽팽했다. 허용 쪽 의견은 "면접으로 이미 최고의 인력을 걸러냈다. 컨디션 난조로 실력을 못 보여주는 것뿐이니, 허리만 편해지면 다시 엘리트로 돌아올 것"이라는 논리였고, 금지 쪽 의견은 "안마의자는 애초에 휴식을 위한 물건이지 업무 공간에 맞지 않는다. 규정에 없다고 뭐든 할 수 있는 건 아니다"라는 논리였다. 각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둘 다 어느정도 타당한 면이 있었다. 나도 그 사이에서 의견들을 들으며, 갈팡질팡 할 정도였으니.


 그런데 답을 결정하는 기준은 안마의자의 크기도, 직원의 허리 상태도 아니었다. 강사님은 실제로 IT기업 직장인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진 적이 있는데 100% 허용이 나왔다고 했다. 반면 장애인복지관 같은 현장 중심 조직에서는 80% 이상이 금지를 택했다. 그리고 이 강의실에서도 이미 금지가 절반에 육박했다. 이유가 뭘까.




"업의 본질이 무엇이냐, 그 답을 하시면 됩니다."




 IT기업은 업무가 잘게 쪼개져 배타적으로 돌아가는 곳이라 옆 사람의 협조가 필요 없다. 반면 현장 중심 조직은 이용자를 직접 마주하는 창구가 있고, 내 자세와 태도 자체가 곧 평가가 되는 일이라는 것. 결국 조직이 왜 존재하는지에 대한 공감대가 없으면 사소한 일마다 갈등이 반복된다는 이야기였다. "팀장과 신입의 갈등은 안마의자에 대한 견해 차이가 아니라, 그 회사에 대한 공감대가 없었기 때문"이라는 정리가 하루 중 가장 오래 마음에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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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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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후의 첫 시간, 맛있는 점심 식사와 간식으로 달콤하게 배를 채운 우리는 새로운 초점으로 시각을 옮겨갔다. 조직에서 사람으로. 

 우리는 사람을 무엇이라 생각할까? 인력? 자원? 어느 것으로 보느냐에 따라 사람의 존재가, 대우가 달라진다. 




인력으로 본다면, 줄여야할 비용. 

자원이라고 한다면, 투자를 하면 큰 성과를 돌려받을 수 있는 존재.

출처 입력



 그런 의미에서 동원과 참여의 의미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동원은 의지와 상관없이 사회적 필요에 의해 먼저 요청되는 것이고, 자원봉사는 당사자의 의지가 먼저 확인된 뒤 활동처를 찾아가는 것이었다. 결국 자원봉사자에게 왜 이 활동을 하러 왔는지 묻지 않는 것, 그것이 바로 상대를 대상화하는 첫 단추이다. 즉, 사람을 '인력'으로 바라보는 것이다.


 그럼 왜 인력이 아닌 '자원'이어야 할까? 여기에서, 이케아 이야기가 나왔다. 완제품이 아니라 반제품의 가구를 파는 회사. 매장에 가서 줄을 서고, 부품 번호를 찾아 직접 창고에서 꺼내고, 집에 와서 조립하다가 가족까지 동원해가며 며칠 밤을 새우는 그 과정. 


 "다시는 이걸 사나 봐라" 하면서 이를 갈다가도, 마침내 완성했을 때 찾아오는 성취감, 뿌듯함 그리고 효능감. 사람들이 이케아에서 정말 사고 싶었던 건 가구가 아니라 그 감정이었던 것이다. 자원봉사도 다르지 않다. 완성된 프로그램에 사람을 끼워 넣는 건 편리하지만 딱 거기까지고, 귀찮고 손이 많이 가는 과정 안에 진짜 원하는 게 있다. 그 말에, 깊이 공감하는 바였다. 






What's your 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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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로, 이름을 묻는 말을 '정중하게' 한다면,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갑작스러운 질문에 나는 몇 년 전 학생때의 기억을 더듬어가며 애써 말을 만들어보려고 했다. 당연히 존댓말이 없다고 생각했던 영어였기에,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하지만, 답은 정말 간단했다. 


 존중하려고 한다면, 말을 길게. 조사를 붙이고, 완곡한 표현을 넣는다. '이름이 뭔가요?' 대신 '이름이 무엇인지 여쭤보아도 될까요?'와 같은 식이다. 신기하게도, 영어에서는 이렇게 점점 문장이 길어져갔다. 상대에 대한 관심과 존중이 있으면 있을 수록 말이다.


 이런 표현들은 말하는 내가 아닌 듣는 '너'를 중심으로 한다고 할 수 있다. 짧으면 말하는 이는 편하다. 듣는 이의 상황도, 관심도, 감정도 신경 쓸 필요 없이 자신의 정보만 던져버리면 그만이니까. 하지만 그렇게 되면, 상대와 진정한 관계를 이루기란 불가능하다. 


 어느 누가 관계를 맺지 못한 사람과, 오랜 시간 뜻을 함께 할 수있을까? 사람을 움직이는 것에는 '이성'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그것보다 더 강한 것은 '감성'이다. 공감하고 이해하고 공유하는 마음. 그것으로 우리는 '함께' 살아간다. 이번 꼭지는 그 마음을 다시금 돌이켜보게 하는 부분이었다. 

 






좋은 계획보다 먼저 필요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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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단어 planning의 구조를 짚었다. plan에 진행형 -ing가 붙은 것이 planning, 즉 계획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기획이고, 그 과정 끝에 도출된 결과물이 계획이다. 그래서 기획이 크고, 계획은 그 결과로 나오는 구체적인 실행안이 되는 것이다. 나도 학교에서 업무를 해 보면서 종종 이것들을 혼동하곤 했는데, 이걸로 완벽하게 정리되었다.


 결과만 받는 것은 완성된 가구를 받는 것과 같고,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직접 조립해보는 것과 같다. 과정에 참여했던 사람은 결과물을 이해하고 받아들이고 내재화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러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그렇기에 우리는 늘, 편한 쪽을 택한다. 아래로 명령을 하달하는 수직적 구조로. 이것은 결국 자발적으로 참여한 이들도, 그렇지 않은 이들도 결국 반감을 가지게 만든다.


 만일 우리가 과정에서 계속 의견을 묻고 반영했다면, 나중에 결과를 가지고 애써 설득할 필요가 줄어들 것이다. 함께 논의하고, 정한 것은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의 것'이 되니 말이다. 








잔반의 무게, 의미의 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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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비게이션은 목적지를 입력했다고 곧바로 길을 만들지 않는다. 탐색 버튼을 누르는 것보다, 위성 네 대와 교신해 현 위치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조직도 마찬가지다. 어디로 갈지 정하기 전에, 지금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렇게 확인한 위치와 목표를 '정량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지표를 잡는 것에 대한 중요성도 빠지지 않는다. 이것에 대해서는 유퀴즈에도 나왔던 급식 영양사의 이야기가 기억에 남았다. 




"저는 별 욕심 없고요. 그냥 애들이 맛있게 먹으면 그게 답입니다."




 영양사는 '맛있다'는 감정을 어떻게 확인할 수 있었을까? 




1인당 잔반 그램 수 / 리필 요청 횟수 / 식수 인원 증가율

 매점 매출액 감소율 / 급식 관련 게시물의 조회수와 좋아요 수

 학부모 민원 감소율 / 식사 체류 시간




 보이지 않는 '맛있었다'는 경험도, 관점을 세우면 이렇게 촘촘한 지표로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 내게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즐겁다. 보람된다. 같은 감정들은 너무 추상적이다. 나는 그런 것들을 눈에 보이는 수치화 한다는 것이 참 곤란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만족도 조사'라고 하면, 성실히 임하면서도 의심부터 들었다. 하지만 이렇게 면밀한 관심을 바탕으로 한 행동의 '관찰'을 기준으로 한다면, 그 누구라도 수치에 고개를 끄덕이게 만들 것이다. 그 세심함이 더 나은 환경의 자원봉사 시대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래서, 시민력이란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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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본다. 다섯 시간 동안 배운 건 자원봉사 프로그램 몇 개를 잘 운영하는 방법만은 아니었다.




 옆에 있는 이에게 먼저 묻는 것.

 그에게 선택할 자리를 남겨두는 것.

 결과까지의 과정에 들어오게 하는 것.

 현장 속 이들의 말을 조금이라도 더 듣는 것.

 

 그리고, 해결해야 할 문제가 무엇인지 '함께' 바라보는 것.



 이것들이 오늘 하루 종일 붙잡고 있었던 '시민력'이라는 단어와 맞닿아 있었다. 


 곰곰히 생각해보면 내가 그토록 많은 기관을 다니며 교육봉사를 했던  것도, 때때로 봉사활동에 참여하는 공고를 찾아다니는 것도, '내가 이루어낸 무언가'를 직접 보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자원봉사를 했던 그곳의 분들은 내게 무엇을 돕고 싶냐 묻고, 자리를 만들어주고, 함께 고민해 나갔다. 그랬기에, 나는 그곳에서 가득 행복한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보낼 수 있었다. 


 또 기억에 남았던 말이 있다. 강연 중간마다 진행된 토론, 퀴즈. 그때마다 강사님은 이 말을 꼭 덧붙였다. 



"검색하지 마세요. 

순수하게 자기 지성만으로, 평소의 생각만으로 추리해보세요. 

틀려도 되고, 몰라도 됩니다. 그래서 오신 거 아닙니까?"




 이번 강연에 참여한 분들은 모두 이 말에 핸드폰을 내려놓고 대화를 했다. 당연하다는 듯이. 열성적으로 토론하며 각자의 질문에 답을 찾아가려는 실무자분들의 모습을 보며, 앞으로의 제주 자원봉사 환경의 변화가 기대되었다. 이 분들이라면, 우리도 믿고 함께 나아가도 되지 않을까? 


 제주시에만 200여개의 기관, 단체들이 곳곳에서 자신의 역량을 펼쳐 내고 있다고 한다. 각자의 비전, 사명, 가치에 따라 사람을 모으고 움직이는 이들에게 함께 나아갈 누군가가 나타나길 바란다. 그리고, 이번에 만난 실무자분들이 더욱 반짝이며 그들과 함께 나아가길 응원해본다.




사람을 머물게 하는 것은, 

다른 것도 아닌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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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문 링크: https://blog.naver.com/iris_ashley/224411596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