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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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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원봉사는 그림책이다 / 오승주 작가

2024-03-13
조회수 1212


자원봉사와 문학과의 만남 

'자원봉사 칼럼'💕



본 콘텐츠는

2021년 3월부터 12월까지

제주시자원봉사센터 온라인 자원봉사 뉴스레터를 통해 소개된

'자원봉사 칼럼' 입니다

온라인 자원봉사 뉴스레터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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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3월)

"자원봉사는 그림책이다" 

-작가 오승주-



[자원봉사와 그림책의 닮은 점]

아이에게 그림책을 처음 읽어주었을 때 첫눈에 반하고 말았습니다. 그때부터 계속 그림책이었죠. 하지만 나만 몰래 사랑하고 아무에게도 보여주지 않았습니다. '그림책앓이'가 꽤 오래 지나자 이제는 여기저기에 그림책을 풀어놓기 시작했죠. 자원봉사자를 위한 스토리텔링 교육을 해달라고 했을 때 머릿속에 딱 떠오른 건 역시 그림책이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자원봉사와 그림책은 닮은 점이 많습니다. 그림책은 오래전부터 항상 거기 있었죠. 자원봉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오랫동안 자신을 드러내지 않고 할 일을 해왔다는 점이 가장 닮았죠. 그런데 요즘은 그림책에 푹 빠지는 사람들이 늘었습니다. 자원봉사에 대해서도 많은 사람들이 눈을 뜨고 있습니다.


두 번째 닮은 점은 따뜻함입니다.

그림책을 읽으면 마음이 따뜻해지고 움직이게 만듭니다. 그림책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세상이 회색일 수는 없습니다. 그림책의 눈으로 세상을 읽었던 힘이 세상을 지탱하고 있으니까요. 자원봉사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자원봉사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습니다. 처음에는 그저 편안하게 도움을 받지만 조금 자라면 자원봉사의 손길이 눈에 띄기 시작하고 어느새 나도 그 손길의 하나가 됩니다.


세 번째 닮은 점은 가족입니다.

내가 아이에게 그림책을 읽어주면 아이는 자기 스스로 맘에 드는 그림책을 고릅니다. 자원봉사 현장에 온 가족 자원봉사자들을 보면 그림책이 떠오릅니다. 아빠는 아빠 일을 하고 엄마는 엄마 일을 하고 아이들은 아이들의 일을 하면서 힘을 보탭니다. 아이는 자라나서 혼자서 자원봉사 일을 찾겠죠.



[자원봉사, 를리외르의 시간에 소피의 시간이 보태져야 할 때]

'자원봉사 스토리텔링'이라는 말은 자원봉사의 기본적인 성격과 모순됩니다. 그만큼 세상이 많이 바뀌었다는 뜻이겠죠. 자원봉사 스토리텔링을 말하기 전에는 자신이 스스로 봉사할 것을 찾고 어디에 뽐내지 않고 자족하며 행복해하는 시간으로 생각했습니다. 저는 이것을 '자원봉사의 자연상태'라고 부르고 싶습니다. 이제 자원봉사는 거센 도전을 받고 있고, 자원봉사에게 요구되는 것 역시 아주 넓고 다양합니다. 많은 친구들의 도움이 필요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자원봉사의 변신이 필요합니다. 


어느 날 자원봉사 스토리텔링 교육을 받으러 온 자원봉사자 선생님께서 불편하다는 말씀을 하신 적이 있습니다. 자기 스스로를 위해서 자원봉사를 했지 누군가에게 보여주거나 자랑하려는 생각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었는데 기록을 하라고 해서 불편했노라고. 그분에게 말없이 그림책 <나의 를리외르 아저씨>를 쥐어 드렸습니다. 3대에 걸쳐서 묵묵히 책을 다듬는 일을 하는 '를리외르'는 '다시 만들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마침 식물도감이 다 낡아서 리폼을 받으러 간 소녀 소피는 를리외르 아저씨의 섬세한 손과 그 오랜 시간을 목격하며 깊은 감동과 따뜻함을 느낍니다. 소피를 통해서 비로소 를리외르 가문의 숭고한 자원봉사가 세상에 빛을 드러내게 되었습니다. 를리외르의 오랜 자원봉사의 시간이 있었다면 다른 사람들을 손짓하며 부르는 소피의 시간도 필요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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