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와 문학과의 만남
'자원봉사 칼럼'💕

(2021년 4월)
"지역 출판사가 책을 만드는 마음으로"
-김신숙 시옷서점 대표-
엄마가 물질을 다녀와 어깨를 주무르라고 하면 나는 오랫동안 안마를 했다. 힘들었지만 머릿속으로 <노인과 바다>에서 읽었던 장면을 떠올렸다. 노인이 엄청 큰 고기와 싸우던 장면을, 그 노인보다 내가 힘들진 않을 거야. 자원봉사와 함께 책을 떠올리니 가장 먼저 이런 경험이 떠오른다. 책의 힘은 다양하겠지만 스스로 하는 일, 대가 없이 하는 일에도 큰 기운을 전해 주는 것이, 내면으로 받아들이는 책읽기 활동이다.
어린 시절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다. 서귀포 동문로터리에 헌책방이 있었는데 그 앞에 앉아서 여러 가지 책을 읽다가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갔다. 청소년 시절에는 우생당에서 한 시간, 광양서점에서 한 시간, 중앙서적에서 한 시간, 명문서점에서 한 시간씩 이동하며 베스트셀러들을 읽어 나갔다. 지금도 책과 관련 된 일을 하고 있다. 마을에서 작은 도서관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고, 시집 또는 시인이 쓴 산문집을 팔고 있는 '시옷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자원봉사라는 글을 쓰며 책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하는 일이 대부분 책과 관련된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시옷서점에서 시인들만큼 편애하는 분야가 있는데 그 책들의 공통점은 제주도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출판사에서 발간한 책들이다. 한그루, 파우스트, 각 출판사 등 제주도에는 제주의 작가와 학자들의 글씨들을 옮겨와 토양으로 만들고 있는 훌륭한 출판사들이 여럿 있다.
지역에서 글을 쓰다 보니 지역에서 글 쓰는 사람들을 넘어 지역의 책을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의미를 많이 생각하게 된다. 아무리 써도 무명의 작가를 벗어날 길이 없는 지역작가로 글을 쓴다는 일, 그리고 베스트셀러가 될 가능성이 없는 지역의 책을 만드는 일들은 돈이 되지는 않는다. 가만 생각해보면, 지역의 책들은 봉사와 공통점이 있다. 누가 시킨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하고 싶어 하는 일이다. 그리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다. 또 남이 말려도 하게 된다.
'시옷서점'에서는 제주의 출판사와 함께 절판된 시집을 다시 복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삼십 년 전 출판된 시집 두 권을 몇 년 전에 복간했다. 당시 지역출판문화 운동을 모토로 청춘들이 제주에서 출판사를 만들어 제작한 야심찬 책이었다. 지금 그 출판사가 사라졌지만 그 뜻과 절판된 시집들은 우리들에게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게 만드는 힘을 주는 의미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제주의 의미 있는 시집이기에 다시 발간했다.
이 일을 왜 하는지 아직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제주문학의 의미를 찾아가는 길에 도움이 될 것이다. 삼십 년 전 지역출판문화 운동을 나서서 했던 젊은이들의 패기는 이후 시간이 흘러 누군가에게 닿는다. 일제강점기의 문학이 그 시대를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그 저항 정신은 어딘가에 닿아서 새로운 기운이 된다. 스스로 나서서 무엇인가를 돕고자 하는 마음은 어딘가에서 다시 닿아 분명한 기운이 되어 세상을 돌볼 것이므로. 지역의 작가들은 지역의 가치 있는 일들을 찾아 기록하고 써 나간다.
그리고 지역의 출판사는 그 뜻을 받아, 지역의 인문학 토양을 만들어 간다. 출판사들이 정돈한 토양은 우리 지역의 숲을 만들어 더 맑고 투명한 공기를 생산할 것이다. 자원봉사의 손길이 공기와 비슷하듯이 지역 출판을 책임지고 있는 제주도 출판사들도 그런 면에서 너무 소중하다. 그래서 앞으로 제주도 책들을 소개하며 자원봉사와 연계지어 보려고 한다. 당장의 이익이 없어도 봉사를 하듯 지역의 책을 만드는 일도 봉사의 마음을 담고 있다. 봉사는 어쩌면 먼저 앞서 걸어가 주는 것 아니겠는가. 그 길이 과거이거나 미래이거나, 오는 주말에도 도서관 향토자료실에 가서 이미 절판된 책들을 찾아볼 것이다. 그 책이 리본 시선 세 번째 책이 될 것이므로....
자원봉사와 문학과의 만남
'자원봉사 칼럼'💕
본 콘텐츠는
2021년 3월부터 12월까지
제주시자원봉사센터 온라인 자원봉사 뉴스레터를 통해 소개된
'자원봉사 칼럼' 입니다
온라인 자원봉사 뉴스레터 보러가기
(2021년 4월)
"지역 출판사가 책을 만드는 마음으로"
-김신숙 시옷서점 대표-
엄마가 물질을 다녀와 어깨를 주무르라고 하면 나는 오랫동안 안마를 했다. 힘들었지만 머릿속으로 <노인과 바다>에서 읽었던 장면을 떠올렸다. 노인이 엄청 큰 고기와 싸우던 장면을, 그 노인보다 내가 힘들진 않을 거야. 자원봉사와 함께 책을 떠올리니 가장 먼저 이런 경험이 떠오른다. 책의 힘은 다양하겠지만 스스로 하는 일, 대가 없이 하는 일에도 큰 기운을 전해 주는 것이, 내면으로 받아들이는 책읽기 활동이다.
어린 시절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다. 서귀포 동문로터리에 헌책방이 있었는데 그 앞에 앉아서 여러 가지 책을 읽다가 버스를 타고 집으로 갔다. 청소년 시절에는 우생당에서 한 시간, 광양서점에서 한 시간, 중앙서적에서 한 시간, 명문서점에서 한 시간씩 이동하며 베스트셀러들을 읽어 나갔다. 지금도 책과 관련 된 일을 하고 있다. 마을에서 작은 도서관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고, 시집 또는 시인이 쓴 산문집을 팔고 있는 '시옷서점'을 운영하고 있다. 자원봉사라는 글을 쓰며 책 이야기를 하는 것은, 어떤 대가를 바라지 않고 하는 일이 대부분 책과 관련된 일이기 때문이다. 특히 시옷서점에서 시인들만큼 편애하는 분야가 있는데 그 책들의 공통점은 제주도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출판사에서 발간한 책들이다. 한그루, 파우스트, 각 출판사 등 제주도에는 제주의 작가와 학자들의 글씨들을 옮겨와 토양으로 만들고 있는 훌륭한 출판사들이 여럿 있다.
지역에서 글을 쓰다 보니 지역에서 글 쓰는 사람들을 넘어 지역의 책을 만드는 사람들에 대한 의미를 많이 생각하게 된다. 아무리 써도 무명의 작가를 벗어날 길이 없는 지역작가로 글을 쓴다는 일, 그리고 베스트셀러가 될 가능성이 없는 지역의 책을 만드는 일들은 돈이 되지는 않는다. 가만 생각해보면, 지역의 책들은 봉사와 공통점이 있다. 누가 시킨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하고 싶어 하는 일이다. 그리고 대가를 바라지 않는다.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다. 또 남이 말려도 하게 된다.
'시옷서점'에서는 제주의 출판사와 함께 절판된 시집을 다시 복간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삼십 년 전 출판된 시집 두 권을 몇 년 전에 복간했다. 당시 지역출판문화 운동을 모토로 청춘들이 제주에서 출판사를 만들어 제작한 야심찬 책이었다. 지금 그 출판사가 사라졌지만 그 뜻과 절판된 시집들은 우리들에게 스스로 무엇인가를 하게 만드는 힘을 주는 의미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다. 제주의 의미 있는 시집이기에 다시 발간했다.
이 일을 왜 하는지 아직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제주문학의 의미를 찾아가는 길에 도움이 될 것이다. 삼십 년 전 지역출판문화 운동을 나서서 했던 젊은이들의 패기는 이후 시간이 흘러 누군가에게 닿는다. 일제강점기의 문학이 그 시대를 해결하지는 못했지만 그 저항 정신은 어딘가에 닿아서 새로운 기운이 된다. 스스로 나서서 무엇인가를 돕고자 하는 마음은 어딘가에서 다시 닿아 분명한 기운이 되어 세상을 돌볼 것이므로. 지역의 작가들은 지역의 가치 있는 일들을 찾아 기록하고 써 나간다.
그리고 지역의 출판사는 그 뜻을 받아, 지역의 인문학 토양을 만들어 간다. 출판사들이 정돈한 토양은 우리 지역의 숲을 만들어 더 맑고 투명한 공기를 생산할 것이다. 자원봉사의 손길이 공기와 비슷하듯이 지역 출판을 책임지고 있는 제주도 출판사들도 그런 면에서 너무 소중하다. 그래서 앞으로 제주도 책들을 소개하며 자원봉사와 연계지어 보려고 한다. 당장의 이익이 없어도 봉사를 하듯 지역의 책을 만드는 일도 봉사의 마음을 담고 있다. 봉사는 어쩌면 먼저 앞서 걸어가 주는 것 아니겠는가. 그 길이 과거이거나 미래이거나, 오는 주말에도 도서관 향토자료실에 가서 이미 절판된 책들을 찾아볼 것이다. 그 책이 리본 시선 세 번째 책이 될 것이므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