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와 문학과의 만남
'자원봉사 칼럼'💕

(2021년 10월)
"점박이사슴벌레 집으로 가는 마음"
-김신숙 시인-
『두점박이사슴벌레 집에 가면』/ 현택훈 동시집, 박들 그림 / 한그루 / 2021

현택훈 시인의 첫 동시집 『두점박이사슴벌레 집에 가면』을 소개합니다. 이 동시집은 곶자왈을 품은 제주의 숲을 담은 동시집입니다. 제목처럼 곶자왈이 두점박이사슴벌레의 집이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누군가의 집을 방문할 때 우리는 무척 조심합니다. 그리고 나의 집이 아닌 남의 집에서는 잔뜩 예의를 지키지요. 곶자왈은 곤충들의 집인데, 곤충들이 생활하는 숲에 들어갈 때 어떤 예의와 어떤 마음으로 방문하시나요.
동시집을 읽으면 숲에서 우리가 해야 할 예의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숲이 나의 친구들의 집이라는 아주 단순한 사실을 새삼 알려줍니다. 누군가의 집을 향하는 마음, 상황마다 다르겠지요. 누군가의 집을 방문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도 있을 테고요. 집은 나와는 전혀 다른 세계를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나와는 전혀 다른 마음을 가진 너와 우리는 함께 살아가지만, 우리는 나의 집에서 내가 살고 너의 집에서는 너가 살아갑니다. 너의 마음과 나의 마음이 하나가 되지 않을 때에도 어쩔 수 없이 마음을 양보하며 살아가지만 우리는 각자의 집, 자기만의 세계를 양보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지요.
나의 방, 나의 집, 이 곳에서는 자신만의 규칙이 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집을 방문할 때는 더 예의를 갖추게 되지요. 누군가의 집을 방문한 경험, 여러분은 어떤 기억이 먼저 떠오르나요? 동시집 『두점박이사슴벌레 집에 가면』에서 얘기하는 친구 집에 놀러가는 마음을 떠올려 볼까요.
저는 『두점박이사슴벌레 집에 가면』이라는 동시집을 읽고 최근에 친구 집에 놀러간 일이 아주 줄었다는 생각을 했어요. 학창시절이나 진학 및 취업으로 자취하던 시절에도 누군가 나의 집으로 놀러왔고, 나도 누군가의 집으로 자주 놀러갔던 것 같아요. 하지만 결혼 후 시아버지를 모시고 살면서 부쩍 친구가 집으로 놀러오는 일도 줄었고, 또 친구를 만나도 밖에서 만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고는 새삼 놀랐지요. 친구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친구의 집은 더는 친구만의 집이 아닌 그의 가족들 공간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첫 동시집을 낸 현택훈 시인은 제주도에서 시옷서점이라는 시집 전문 서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밤에 열기 시작해 하루에 0.7명 정도 손님이 온다고 하는데요. 지금은 낮에 열고 있어 1.3명 정도는 찾아온다고 하네요. 시집은 잘 팔리지도 않지만 사실 팔린다 해도 시집 가격이 책 중에서 가장 곤충을 닮아서 아주 작지요.
매월 적자인데 왜 시옷서점을 운영하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시옷서점은 적자지만 시집서점을 운영할 적임자라는 것을 바로 알아 볼 수 있었습니다. 대표는 여러가지 책 중 시집을 파는 일을 아주 좋아했으니까요. 그냥 자신이 좋아서, 좋아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시옷서점을 운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시옷서점에 가면 시집은 아니지만 제주도와 관련된 책을 낸 분들의 다양한 책들이 모여 있습니다. 제주의 시인들의 시집도 놓여 있고요. 보통 대형서점에서도 시집 코너는 굉장히 좁습니다. 그래서 지역의 시인들 시집이 서점에 있는 경우는 흔하지 않아요. 시옷서점에 온 작가들이 자신들의 시집이 시옷서점에 놓여 있는 것을 보면 작가들 눈빛이 반딧불이처럼 마음이 반짝 거립니다. 어딘가에 자신의 시집이 편하게 놓여 있다는 것을 보는 것 만으로도 만 명의 독자를 얻은 것 같은 자존감이 생깁니다.
창피한 게 많고,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 현택훈 시인이지만 작품집으로는 가장 독자를 많이 찾아가는 제주도의 시인입니다. 그는 스스로 쓸쓸하게 시를 써서 그런지 시라는 작업을 선택한 사람들의 숲이 되고 싶었나 봅니다. 곶자왈에는 작은 곤충들이 오늘도 반짝거리며 숲의 생태계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에서 시를 쓰는 시인들이 있습니다.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시를 쓰고 시집을 묶습니다. 그 시집들은 시옷서점에 놓입니다. 아주 작지만 작은 것들이 존재함으로 세상이 더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세계가 그렇습니다. 숲이 그렇습니다. 숲은 건강합니다. 숲 속의 작은 곤충들의 눈빛 같은 것을 상상하는 시인의 마음이 반짝 거립니다. 두점박이사슴 벌레는 한국(제주도), 중국, 타이완, 네팔, 몽골 등지에 분포합니다. 한국에서는 제주도에서만 서식한다고 해요. 지금은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어요. 사라질 위기에 처한 마음들을 잘 읽어내는 것이 시인입니다.
우리가 보호해야 할 것들은 또 뭐가 있을까요? 봉사하는 마음도 보호해야 할 가치입니다. 봉사하는 마음이 풍성해지면 그 마음이 숲을 이루고, 곶자왈을 형성해 푸를 것입니다. 그리고 두점박이사슴ㅂ러레의 빛깔처럼 작지만 소중한 마음으로 빛날 것입니다.
자원봉사와 문학과의 만남
'자원봉사 칼럼'💕
본 콘텐츠는
2021년 3월부터 12월까지
제주시자원봉사센터 온라인 자원봉사 뉴스레터를 통해 소개된
'자원봉사 칼럼' 입니다
온라인 자원봉사 뉴스레터 보러가기
(2021년 10월)
"점박이사슴벌레 집으로 가는 마음"
-김신숙 시인-
『두점박이사슴벌레 집에 가면』/ 현택훈 동시집, 박들 그림 / 한그루 / 2021
현택훈 시인의 첫 동시집 『두점박이사슴벌레 집에 가면』을 소개합니다. 이 동시집은 곶자왈을 품은 제주의 숲을 담은 동시집입니다. 제목처럼 곶자왈이 두점박이사슴벌레의 집이기 때문이지요. 우리가 누군가의 집을 방문할 때 우리는 무척 조심합니다. 그리고 나의 집이 아닌 남의 집에서는 잔뜩 예의를 지키지요. 곶자왈은 곤충들의 집인데, 곤충들이 생활하는 숲에 들어갈 때 어떤 예의와 어떤 마음으로 방문하시나요.
동시집을 읽으면 숲에서 우리가 해야 할 예의를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숲이 나의 친구들의 집이라는 아주 단순한 사실을 새삼 알려줍니다. 누군가의 집을 향하는 마음, 상황마다 다르겠지요. 누군가의 집을 방문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은 사람도 있을 테고요. 집은 나와는 전혀 다른 세계를 보여주는 공간입니다. 나와는 전혀 다른 마음을 가진 너와 우리는 함께 살아가지만, 우리는 나의 집에서 내가 살고 너의 집에서는 너가 살아갑니다. 너의 마음과 나의 마음이 하나가 되지 않을 때에도 어쩔 수 없이 마음을 양보하며 살아가지만 우리는 각자의 집, 자기만의 세계를 양보하지 않아도 되는 경우가 있지요.
나의 방, 나의 집, 이 곳에서는 자신만의 규칙이 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의 집을 방문할 때는 더 예의를 갖추게 되지요. 누군가의 집을 방문한 경험, 여러분은 어떤 기억이 먼저 떠오르나요? 동시집 『두점박이사슴벌레 집에 가면』에서 얘기하는 친구 집에 놀러가는 마음을 떠올려 볼까요.
저는 『두점박이사슴벌레 집에 가면』이라는 동시집을 읽고 최근에 친구 집에 놀러간 일이 아주 줄었다는 생각을 했어요. 학창시절이나 진학 및 취업으로 자취하던 시절에도 누군가 나의 집으로 놀러왔고, 나도 누군가의 집으로 자주 놀러갔던 것 같아요. 하지만 결혼 후 시아버지를 모시고 살면서 부쩍 친구가 집으로 놀러오는 일도 줄었고, 또 친구를 만나도 밖에서 만나는 경우가 많다는 걸 알고는 새삼 놀랐지요. 친구들과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친구의 집은 더는 친구만의 집이 아닌 그의 가족들 공간이라서 그런 것 같아요.
첫 동시집을 낸 현택훈 시인은 제주도에서 시옷서점이라는 시집 전문 서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밤에 열기 시작해 하루에 0.7명 정도 손님이 온다고 하는데요. 지금은 낮에 열고 있어 1.3명 정도는 찾아온다고 하네요. 시집은 잘 팔리지도 않지만 사실 팔린다 해도 시집 가격이 책 중에서 가장 곤충을 닮아서 아주 작지요.
매월 적자인데 왜 시옷서점을 운영하는지 궁금했습니다. 그리고 시옷서점은 적자지만 시집서점을 운영할 적임자라는 것을 바로 알아 볼 수 있었습니다. 대표는 여러가지 책 중 시집을 파는 일을 아주 좋아했으니까요. 그냥 자신이 좋아서, 좋아하는 것을 정확히 알고 있기 때문에 시옷서점을 운영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시옷서점에 가면 시집은 아니지만 제주도와 관련된 책을 낸 분들의 다양한 책들이 모여 있습니다. 제주의 시인들의 시집도 놓여 있고요. 보통 대형서점에서도 시집 코너는 굉장히 좁습니다. 그래서 지역의 시인들 시집이 서점에 있는 경우는 흔하지 않아요. 시옷서점에 온 작가들이 자신들의 시집이 시옷서점에 놓여 있는 것을 보면 작가들 눈빛이 반딧불이처럼 마음이 반짝 거립니다. 어딘가에 자신의 시집이 편하게 놓여 있다는 것을 보는 것 만으로도 만 명의 독자를 얻은 것 같은 자존감이 생깁니다.
창피한 게 많고,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좋아하지 않는 현택훈 시인이지만 작품집으로는 가장 독자를 많이 찾아가는 제주도의 시인입니다. 그는 스스로 쓸쓸하게 시를 써서 그런지 시라는 작업을 선택한 사람들의 숲이 되고 싶었나 봅니다. 곶자왈에는 작은 곤충들이 오늘도 반짝거리며 숲의 생태계를 증명하고 있습니다.
제주도에서 시를 쓰는 시인들이 있습니다. 누군가 알아주지 않아도 시를 쓰고 시집을 묶습니다. 그 시집들은 시옷서점에 놓입니다. 아주 작지만 작은 것들이 존재함으로 세상이 더 건강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세계가 그렇습니다. 숲이 그렇습니다. 숲은 건강합니다. 숲 속의 작은 곤충들의 눈빛 같은 것을 상상하는 시인의 마음이 반짝 거립니다. 두점박이사슴 벌레는 한국(제주도), 중국, 타이완, 네팔, 몽골 등지에 분포합니다. 한국에서는 제주도에서만 서식한다고 해요. 지금은 멸종위기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어요. 사라질 위기에 처한 마음들을 잘 읽어내는 것이 시인입니다.
우리가 보호해야 할 것들은 또 뭐가 있을까요? 봉사하는 마음도 보호해야 할 가치입니다. 봉사하는 마음이 풍성해지면 그 마음이 숲을 이루고, 곶자왈을 형성해 푸를 것입니다. 그리고 두점박이사슴ㅂ러레의 빛깔처럼 작지만 소중한 마음으로 빛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