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봉사와 문학과의 만남
'자원봉사 칼럼'📚

(2021년 12월)
"저녁별처럼 빛나는 조개를 보여줄게"
-김신숙 시인-
『제주 역사 기행』/ 이영권 / 한겨레출판 / 2004

몇 년 전 제주시장애인주간센터에서 '제주 역사'에 대한 수업을 한 적이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역사논술 수업을 진행한 적도 있지만, 제주도의 역사만 수업하기는 그때가 처음이었다. 4.3뿐만 아니라 제주도 곳곳은 역사의 현장이다. 이동의 어려움 때문에 예정됐던 현장 학습은 거의 못했지만 사진 자료를 통해 제주도 풍경의 이면에 있는 역사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었다.
결혼을 하고 용담동에서 몇 년 살았다. 그곳은 선사유적지가 있는 마을이다. 제주사대부고 운동장 한켠에는 고인돌이 있다. 고인돌은 시간의 흐름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는 유적이다. 그 고인돌을 만들던 사람들도 서로 사랑하고 미워하고 그랬을 것이다. 용담동에서 철제 장검이 출토된 적이 있다. 거의 평생을 그 마을에서 사는 김세홍 시인은 그러한 용담동의 유서 깊은 이야기를 시로 쓴다. 우리는 여전히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내가 좋아하는 해수욕장은 삼양해수욕장이다. 검은 모래 해변이 주는 특유의 풍경도 좋고, 그리 깊지 않은 바다가 넓게 펼쳐진 점이 물놀이를 하기에 좋다. 그 마을 역시 선사유적지가 있는 마을이다. 그곳에 주차를 하고 낮잠을 잔 적이 있는데, 꿈에 나는 선사시대에 가 있었다. 연애할 무렵이라 그런지 사랑 꿈이었다. 사랑을 약속하며 조개로 만든 장식품을 연인에게 전하는 꿈이었다.
고산리에는 다문화 가정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한 평론가는 앞으로 미래의 제주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어 작가가 되면 소설 '대지'를 쓴 펄벅 같은 작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그 말을 듣고 나는 제주가 더 자랑스러워졌다. 모슬포 쪽에도 이주 여성들이 많다. 제주도에 만약 이주민센터가 생기면 모슬포에 생기는 게 맞겠다. 가능하면 여러 군데 생기면 더 좋겠지만. 이 고산리도 선사유적지가 있는 마을이다.
제주도의 이 세 마을에 가면 제주도의 빛을 보는 느낌이다. 그 빛은 아주 오래된 빛이다. 마그마가 끓어올라 만든 이 섬에서 빛은 불을 만나 이렇게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었다.
이 책을 다시 읽으며 선사시대 사람들을 떠올렸다. 그때 역시 남을 돕는 사람들이 있었겠지. 사람 사는 곳이라면 남을 돕는 선한 마음은 늘 있는 것이기에. 용담동, 삼양동, 고산리에 가면 옛날 사람들이 햇빛을 받으며 서로 돕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어디 그 마을뿐이랴. 마음이 마을을 이룬다. 올해는 내 주위 사람에게 저녁별처럼 빛나는 무언가를 보여줬을까. 바람소리가 파도소리처럼 들리는 초겨울 무렵에.
자원봉사와 문학과의 만남
'자원봉사 칼럼'📚
본 콘텐츠는
2021년 3월부터 12월까지
제주시자원봉사센터 온라인 자원봉사 뉴스레터를 통해 소개된
'자원봉사 칼럼'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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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2월)
"저녁별처럼 빛나는 조개를 보여줄게"
-김신숙 시인-
『제주 역사 기행』/ 이영권 / 한겨레출판 / 2004
몇 년 전 제주시장애인주간센터에서 '제주 역사'에 대한 수업을 한 적이 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역사논술 수업을 진행한 적도 있지만, 제주도의 역사만 수업하기는 그때가 처음이었다. 4.3뿐만 아니라 제주도 곳곳은 역사의 현장이다. 이동의 어려움 때문에 예정됐던 현장 학습은 거의 못했지만 사진 자료를 통해 제주도 풍경의 이면에 있는 역사에 대해서 얘기를 나누었다.
결혼을 하고 용담동에서 몇 년 살았다. 그곳은 선사유적지가 있는 마을이다. 제주사대부고 운동장 한켠에는 고인돌이 있다. 고인돌은 시간의 흐름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는 유적이다. 그 고인돌을 만들던 사람들도 서로 사랑하고 미워하고 그랬을 것이다. 용담동에서 철제 장검이 출토된 적이 있다. 거의 평생을 그 마을에서 사는 김세홍 시인은 그러한 용담동의 유서 깊은 이야기를 시로 쓴다. 우리는 여전히 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내가 좋아하는 해수욕장은 삼양해수욕장이다. 검은 모래 해변이 주는 특유의 풍경도 좋고, 그리 깊지 않은 바다가 넓게 펼쳐진 점이 물놀이를 하기에 좋다. 그 마을 역시 선사유적지가 있는 마을이다. 그곳에 주차를 하고 낮잠을 잔 적이 있는데, 꿈에 나는 선사시대에 가 있었다. 연애할 무렵이라 그런지 사랑 꿈이었다. 사랑을 약속하며 조개로 만든 장식품을 연인에게 전하는 꿈이었다.
고산리에는 다문화 가정이 많은 것 같다. 그래서 한 평론가는 앞으로 미래의 제주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다문화 가정의 아이가 자라 어른이 되어 작가가 되면 소설 '대지'를 쓴 펄벅 같은 작가가 될 수 있을 거라고. 그 말을 듣고 나는 제주가 더 자랑스러워졌다. 모슬포 쪽에도 이주 여성들이 많다. 제주도에 만약 이주민센터가 생기면 모슬포에 생기는 게 맞겠다. 가능하면 여러 군데 생기면 더 좋겠지만. 이 고산리도 선사유적지가 있는 마을이다.
제주도의 이 세 마을에 가면 제주도의 빛을 보는 느낌이다. 그 빛은 아주 오래된 빛이다. 마그마가 끓어올라 만든 이 섬에서 빛은 불을 만나 이렇게 아름다운 풍광을 만들었다.
이 책을 다시 읽으며 선사시대 사람들을 떠올렸다. 그때 역시 남을 돕는 사람들이 있었겠지. 사람 사는 곳이라면 남을 돕는 선한 마음은 늘 있는 것이기에. 용담동, 삼양동, 고산리에 가면 옛날 사람들이 햇빛을 받으며 서로 돕는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어디 그 마을뿐이랴. 마음이 마을을 이룬다. 올해는 내 주위 사람에게 저녁별처럼 빛나는 무언가를 보여줬을까. 바람소리가 파도소리처럼 들리는 초겨울 무렵에.